어제 회사에서 2023년을 마감하는 엔지니어링 밋업을 했다
지금까지는 작은 스타트업만 다니다 보니 항상 회사의 자체 테크 행사가 참 부러웠다
회사에서 말로만 듣던 실력있는 개발자들과 한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더 자부심을 느끼기 충분했다
나를 포함해 총 8명이 올 한해 팀에서 한 일들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 중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오브젝트의 저자이신 엔지니어링 본부의 조영호님의 오프닝이 가장 인상 깊었던 것 같다
가르침은 최고의 배움이다
성장은 사실 모든 개발자의 고민이다
사실 대부분의 개발자가 어떻게 성장하면 좋을지 고민하면서 대부분을 보내지 않을까?
여러 실력있는 개발자들에게 물어보지만 항상 정답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가르치는 것이었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행위가 가장 배우는 속도가 빨랐던 것 같다
가르치기 위해서는 내가 확실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설명하기 위해서는 내용이 정리되어야 한다
실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써보기도 해야한다
가르침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발표를 들어보면 영호님도 이러한 고민을 많이 하셨던 것 같다
처음 선택한 방법은 책을 쓰는 것이였다고 한다
주니어 시절 단순히 유명한 개발자가 되고 싶어 책을 쓰셨다는데
실행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책을 쓰기 위해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책을 쓸 정도로 정리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발표를 시작했다고 한다
발표를 준비하면 내용이 정리가 되고
글쓰기 연습삼아 블로그도 쓰고
책을 쓰고 여전히 발표를 하신다고 한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 굳이 강의만을 뜻하는게 아니라
책을 쓰고, 블로그를 작성하고, 발표를 하는 모든 생산활동을 포함한다 생각한다
문제는 내가 그럴 자격이 있는가? 라는 의문을 떨쳐버릴 수 없다
초보자도 가르칠 수 있다
나는 영호님이 책을 쓰기까지 과정이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내용을 정리해야 하는 큰 문제를
발표라는 작은 문제로 나눠서 점진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거쳐
수백 페이지의 책 쓰기라는 또 다른 큰 산을
블로그 글쓰기라는 작은 언덕으로 나눠 넘어버리는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오브젝트와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의 저자 조영호라는 사람이 탄생한게 아닐까?
분명 그전에는 주니어 개발자 조영호였을 텐데 말이다
나에게는 가르치는 행위는 누구나 인정하는 자격이 부여된 사람의 전유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은 가르치는 행위를 통해 누구나 인정하는 자격을 스스로 부여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세상이다
초보자가 스스로 자격을 부여하여 전문가가 되기 쉽다는 것이다
브랜딩은 최고의 성장이다
작년에 스타트업에서 한달에 2~3개의 새로운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사업에 대해 많이 배웠다
특히 개인적인 사업을 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퍼스널 브랜딩이 잘되어 있다는 것이다
흔히 보이는 또 다른 공통점은
자신이 전문 분야가 아닌 분야를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바로 초보자가 더 초보자를 가르쳤기 때문이다
즉, 자신이 필요한 것을 배우면 바로바로 가르치고
분야의 퍼스널 브랜딩이 자연스럽게 되어
어느 순간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
배움을 아웃풋으로 레버리지한 것이다
브랜드는 의지로 만들어진다
말로만 들으면 아무나 본인을 브랜딩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그렇지 않은가?
브랜드는 본인의 의지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주니어 개발자가 유명 개발자가 되고 싶은 의지가 있듯이
개인 사업자가 자신의 사업을 크게 만들고 싶듯이
본인의 의지로 만들어진다 생각한다
멈추지만 않는다면..
올해는 얼마나 성장했나
올해는 많은 기회들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그렇다고 퍼스널 브랜딩을 해야지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그냥 단순히 좀 더 성장하고 싶었고
책상에 앉아 책만 읽고 싶지만은 않았다
발표를 하고 글을 쓰는 아웃풋을 만드는데 집중했던 것 같다
(블로그 글쓰는 것은 여전히 오래 걸리는 것 같다ㅠ)
올해 가장 잘한 일은 단연 AWS DNA 참여가 아닐까 싶다
AWS DNA는 AWS에서 주관하는 데이터 엔지니어들을 위한 해커톤 행사이다
데이터 플랫폼팀에 있으면서 정말 처음보는 AWS 서비스들을 접하게 되었다
(예를들어 Kinesis, Red Shift, Athena, Glue, QuickSight 등은 이런게 있는지도 몰랐다)
백엔드 개발을 하니 직접 사용할 일은 없었지만 업무를 위해 이해는 하고 있어야 되었다
하지만 사용해본 적이 없고 사용할 일이 잘 없으니
대략 이런 것이다 알고만 넘어가기에는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게 너무 적었고
실제로 사용하고 발표까지 할 수 있는 해커톤이라면
확실히 해당 기술들을 단기간에 내것으로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어느정도 맞았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 4등을 했지만 첫술에 충분히 만족하는 결과라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다)
이번 엔지니어링 밋업에서 올해 하반기 동안 개발한 해롯이라는 프로젝트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사실 공유라기 보다는 영업에 가까웠다
분산된 데이터 환경에서 매번 배치로 API 개발하는 환경을 개선하고 싶었다
대신 하나의 통합 데이터소스에서 배치처리와 API까지 생성해주는 환경을 개발팀에게 제공하고 싶었다
마이크로서비스에서 분산 DB는 각 조직과 커뮤니케이션 비용과 의존성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직의 개발 리소스를 줄임으로서 데이터플랫폼팀에서 개발 효율을 제공할 수 있다 생각했다 (팀장님의 큰그림)
대신 사용할 고객?을 호객하는게 중요했고 엔진니어링 밋업이 좋은 자리였다
사실 처음에는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다
매번 작은 스타트업에만 일하다 보니 이런 행사도 처음이었고
필요성을 설득시키기 위해 개발 의도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이해하기 쉽지만 하나의 메세지로만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발표를 고민하는게
꽤나 시간이 많이 걸렸다
결론적으로는 고민한 만큼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
발표를 준비하면서 좀 더 고민했으면 하는 부분들이 눈에 보였던 것 같다
예를들어, 개발팀이 왜 이런 서비스가 필요하고 사용해야되는지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설득할 수 있어야 될 것 같다
마무리
가르치는 것이 최고의 배움이고
가르치는 방법은 여러 방법이 있다
초보자가 더 초보자를 가르치면서
퍼스널 브랜딩되는 것이 최고의 성장인 것 같다
물론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다
어쩌다 보니까 올해 회고가 되버렸다
내년에는 주변 사람들의 실력과 나를 비교하기 보다
초보자가 더 초보자를 가르치면서
개발 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나만의 색깔을 가지고 싶다